복리는 “이자가 다시 이자를 버는 것”이고 그 위력은 금액보다 시간에서 나옵니다. 재테크 책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제가 10년 넘게 직접 돈을 굴려보며 가장 크게 체감한 것도 바로 이 한 가지였습니다. 이 재테크 기초 시리즈를 끝까지 읽으면, 남의 추천 없이도 복리·분산·물가·금리가 내 돈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기초가 생깁니다.
단리와 복리, 뭐가 다른가
단리(單利)는 원금에만 이자가 붙습니다. 100만원에 연 5%라면 매년 5만원씩, 10년이면 이자는 50만원이에요. 깔끔하지만 그게 끝입니다.
복리(複利)는 다릅니다. 첫해 이자 5만원이 원금에 합쳐져서, 다음 해에는 105만원을 기준으로 이자가 붙어요. 그다음 해는 또 그 위에 붙고요. 이자가 이자를 낳는 구조입니다. 처음 몇 년은 단리와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이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격차가 눈덩이처럼 벌어집니다. 복리를 흔히 눈덩이에 비유하는 이유예요. 처음엔 한 줌이지만, 비탈을 오래 굴릴수록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진짜 주인공은 ‘시간’
복리에서 수익률보다 더 중요한 변수가 시간입니다. 감을 잡는 데 유용한 어림셈이 **‘72의 법칙’**이에요. 72를 연 수익률로 나누면, 원금이 약 2배가 되는 데 걸리는 햇수가 나옵니다. 연 6%라면 72 ÷ 6 = 약 12년, 연 8%라면 약 9년이죠. 어디까지나 근사값이지만, “시간이 얼마나 큰 힘인지” 직관적으로 보여줍니다.
같은 돈, 같은 수익률이라도 언제 시작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갈립니다. 20대에 시작해 30년을 굴린 사람과, 40대에 시작해 15년을 굴린 사람은 매달 같은 금액을 넣어도 마지막 차이가 어마어마해요. 뒤에 시작한 사람이 따라잡으려면 훨씬 많은 돈을 넣거나 훨씬 높은(=위험한) 수익률을 노려야 합니다. 그래서 “빨리”가 그토록 강조되는 겁니다.
복리를 내 편으로 만드는 원리
특정 상품을 권하려는 게 아니라, 복리가 작동하는 조건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일찍 시작한다. 가장 강력한 변수인 시간을 확보하는 일이에요.
- 중간에 빼 쓰지 않는다. 이자가 재투자돼야 복리가 돌아갑니다. 자주 꺼내면 눈덩이가 다시 작아져요.
- 비용을 낮춘다. 수수료·세금은 복리의 ‘재료’를 갉아먹습니다. 같은 수익률이라도 비용이 낮으면 더 많은 돈이 다시 굴러갑니다.
- 꾸준히 한다. 한 번의 큰 베팅보다, 오래 끊기지 않는 흐름이 복리에는 더 잘 맞습니다.
잊기 쉬운 반대편: 빚도 복리다
복리는 내 편일 때만 무서운 게 아닙니다. 대출 이자, 카드 리볼빙, 연체 이자도 복리로 불어납니다. 그래서 고금리 빚이 있다면, 그걸 먼저 줄이는 것이 웬만한 투자보다 확실한 ‘복리 방어’가 될 수 있어요. 연 15% 빚을 갚는 건, 위험 없이 연 15% 수익을 내는 것과 비슷한 효과니까요. 투자에 앞서 내 빚의 이자율부터 점검해보길 권합니다.
숫자로 느껴보기
가벼운 예를 들어볼게요. 매달 30만원을 연 6% 복리로 굴린다고 가정하면(세금·수수료는 단순화), 10년 뒤와 20년 뒤의 차이는 단순한 ‘2배’가 아닙니다. 앞의 10년이 만들어 둔 눈덩이가, 뒤의 10년 동안 훨씬 빠르게 불어나기 때문이에요. 같은 돈을 같은 비율로 넣어도 뒤로 갈수록 ‘내가 넣은 돈’보다 ‘이자가 번 돈’의 비중이 커집니다. 이 지점을 넘어서면 복리가 본격적으로 일하기 시작하죠.
복리의 수학적 정의가 궁금하면 복리(위키백과) 설명도 참고할 만합니다. 다만 정말 중요한 건 공식이 아니라, **“시간이 충분해야 이 곡선의 가파른 구간에 닿는다”**는 직관입니다. 그래서 금액이 작더라도 일찍 시작해 오래 두는 게, 늦게 큰돈을 굴리는 것보다 유리한 경우가 많아요.
저도 처음엔 “지금 당장 여유 돈이 생기면 그때 시작해야지”라는 생각으로 몇 년을 흘려보냈습니다. 지나고 보니 그 몇 년이 복리 곡선에서 가장 아까운 구간이었어요.
자주 묻는 질문
복리 효과를 보려면 얼마나 걸리나요? 시간이 길수록 커집니다. 초반 몇 년은 단리와 큰 차이가 없지만, 10년·20년으로 갈수록 격차가 급격히 벌어져요. 그래서 짧게 보면 실망스럽고, 길게 보면 강력합니다.
72의 법칙이 정확한가요? 어림셈입니다. 72를 수익률로 나눠 원금이 2배 되는 기간을 대략 가늠하는 용도예요. 정확한 계산은 아니지만 감을 잡기엔 충분합니다.
적은 돈으로도 의미가 있나요? 금액보다 시간과 꾸준함이 핵심이라, 적은 돈이라도 일찍·오래 굴리는 편이 늦게 큰돈을 굴리는 것보다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 ‘시작점’으로 많이들 쓰는 예금·적금·CMA·파킹통장의 차이를 정리하고, ETF가 무엇인지도 기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글쓴이 — Joon. 10년 넘게 직접 투자해온 평범한 생활 투자자입니다. 전문 자격을 내세우지 않고, 어려운 개념을 쉽게 풀어 쓰는 데 집중합니다.